시인 양재성

담벽에 갇히다

담벽을 넘고 싶은 것이

어찌 담쟁이뿐이겠습니까

꿈과 진실의 벽은 어차피 높은 것

이유가 숭고하거나

위대하지 않아도 좋을 터

당신의 키를 웃자라고도

한참 모자란 내 까치발 아래

엎드려 내준 땀 젖은 저고리

간간히 들려오는 해묵은 기침 소리

넘어야 할 담벽이

내 키의 몇 길이며

내가 세상을 얼마나 더 알아가야 할런지

잠 못 드는 밤이 부쩍 많아진 요즘

눈을 뜰 때보다

눈을 감으면 더 잘 보이는

내가 쌓은 벽에 갇힌 나의 모습

경남뉴스투데이  webmaster@knnewstoday.co.kr

<저작권자 © 경남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