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고추<사진제공=경남도농기원>

(진주=경남뉴스투데이) 화분매개곤충은 수정 노동력을 줄이고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이점이 있어, 전 세계 작물 생산량 3분의 1 이상은 곤충의 꽃가루받이 활동에 의지하고 있으며 그 이용률은 크게 늘고 있다.

고추는 자기 꽃가루받이가 되는 작물이지만, 농가에서는 수정에 화분매개곤충을 이용하고 있다. 시설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2000년대 초까지는 화분매개곤충으로 꿀벌이 주로 이용되었으나, 꿀벌 의존도가 높은 딸기나 수박과 달리 꿀이 없는 가지과 채소인 고추는 1994년 서양 뒤영벌의 수입을 시작으로 진동 수분형 벌인 뒤영벌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게 되었다.

월동기를 지나는 고추 시설재배의 경우 시설 내 환경에 따라 화분매개곤충인 뒤영벌과 꿀벌의 활동 양상이 다르며 이러한 차이는 생산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화분매개곤충에 따른 시설고추의 생산량을 비교하였을 때 꿀벌이나 뒤영벌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점이 있었다.

꿀벌과 뒤영벌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 농가 경험치에 의존해서 투입량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화분매개곤충 사용 시 적정 투입 봉군수를 찾고자 농가 실증시험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1,000m2 면적을 기준으로 2,600~2,700주의 고추를 심었을 때 꿀벌 1봉군(8,000마리)과 뒤영벌 2봉군(200마리)를 혼합하여 투입하면 수량이 8,286kg으로 꿀벌과 뒤영벌을 각 1봉군씩 투입한 것보다 9% 정도 경제적이었고 꿀벌 2봉군과 뒤영벌 1봉군 투입한 것보다 6% 정도 이익이었다.

이는 환경에 따라 화분매개곤충의 활동 영역과 활동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설 고추재배에서 꿀벌과 뒤영벌을 혼합 사용 시 적정 밀도로 투입하게 되면 화분매개활동이 상호간섭을 받지 않고 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생산량을 증대시킨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화분매개곤충의 봉군 내 잔존량과 방화활동량 등을 조사한 결과, 시설 조건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꿀벌은 3개월, 뒤영벌은 1~1.5개월 정도가 되면 교체하는 것이 좋았다.

지구온난화로 세계 곳곳에서 꿀벌 실종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요즈음, 시설고추 재배에서 꿀벌과 뒤영벌의 적정밀도 투입은 꿀벌 의존도가 높은 타작목에 비해 화분매개곤충 수급 문제에 다소 자유로울 것이며, 고추 재배농가에서는 꿀벌의 공급량이나 가격을 고려하여 적용한다면 생산량 증대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서정 기자  webmaster@kn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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