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소방서 소방경 강위중

(산청=경남뉴스투데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은 아니지만 필자가 소방관으로 근무하면서 문득문득 유년시절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그 당시에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짓고 난방도 해결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불이야! 불이야! 집에 불이났어요” 시골마을 00아저씨는 아궁이에서 시작된 불이 집 전체로 번지고 있어 동네를 뛰어다니면서 고함을 질렀다. 마을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양동이를 들고나와 우물에서 물을 길어 줄을 서 물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화재를 진압했다.

당시에는 시골마을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유일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화재원인은 아궁이에 불을 지펴두었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인근 땔감더미로 옮겨 붙어 화세가 커진 것이었다.

방학이 되면 시골 할머니댁에서 지내곤 했었는데 할머니는 항상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짓고 구수한 누룽지를 뭉쳐서 밥 위에 올려 주시곤 했다. 한편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할머니는 밥을 짓고 나면 아궁이 주변은 항상 깨끗하게 쓸어서 정리를 하시곤 했다. 그것이 불을 안전하게 다스리는 기본이었던 것이다.

필자가 소방관으로서 다양한 현장사례를 접하게 되는데 공통적으로 화재원인은 모두 인재(부주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즉,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소방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주택화재는 76,472건으로 원인별로 부주의(54.2%)에 의한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였고,

※ (부주의) 음식물 조리, 담배꽁초, 쓰레기소각, 불씨‧불꽃‧화원 방치 등

주택화재 사망자는 총 1,454명으로 화재 사망자 연령대 별로는 70세 이상이 571명(35.6%)으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농촌지역의 고령화로 인한 부주의로 화재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한편, 소방에서는 과거 화재진압 업무의 비중이 많이 차지하였다면 지금은 화재예방업무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는 과거 많은 사례들을 통계 분석하여 화재예방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적극적인 홍보와 사례전파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자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비싼 연료비로 비교적 저렴한 화목보일러와 아궁이를 사용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원인과 예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하여 피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화목보일러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일러 주변에 가연물이 가까이 있으면 과열되어 연소 확대된다.

▲노출부위나 연통을 통하여 불티가 날아가 번질 위험이 있다.

▲연통내부에 연소 잔여물질이 많이 축적되면 연통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 연통주변 가연물 등에 옮겨 붙을 수 있다.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보일러(아궁이)와 가연물(목재)은 2m이상 떨어진 장소에 보관한다.

▲연통 청소를 수시로 하여 잔여물 침적을 방지하고, 연통배기구 접촉부위는 불연재를 사용하고 가연물과는 거리를 둔다.

▲화목보일러 주변에 소화기를 비치한다. 특히 자동확산소화기를 화목보일러실 천정(적정높이 2.5m)에 설치하면 일정온도(공칭작동온도 75°c)가 되면 자동으로 분사되어 화재를 조기에 진압할 수 있다.

이처럼 주택용소화기를 적절하게 비치하여 화재 확산을 방지하고 또한 아궁이와 화목보일러의 안전사용수칙을 습관화하여 화재 없는 안전하고 행복한 겨울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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