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소방서 소방령 박동림 예방안전과장

(의령=경남뉴스투데이)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왔다! 여름의 뜨거운 기온과 퍼붓던 빗줄기를 어느새 잊을 만큼 서늘한 가을 기운이 아침, 저녁으로 느껴진다. 들길에는 누런 논밭이 펼쳐지고 산을 오르면 맑고 고운 단풍잎이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시기다. 이렇듯 가을은 자연을 가까이 즐기면서 한가위 명절을 맞아 친척을 만나고 조상을 기릴 수 있는 계절이다.

특히 9월은 한가위를 앞두고 많은 사람이 조상의 묘소를 찾아 벌초하는 시기다. 고향을 찾는 반가운 마음과 조상을 기리는 행사 중에도 주의할 것이 있으니 바로 벌 쏘임에 의한 안전사고다.

최근 벌 쏘임으로 인한 피해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소방본부 출동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년~ ’22년 ) 도내 벌 쏘임 사고는 2,205건으로 이 중 1,256건(57%)이 추석 전 8~9월 2개월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벌집 제거 출동 건수 또한 3년간 63,507건에 이르며 8~9월에만 36,798건 출동하여 전체의 57.9%를 차지했다. 올해도 추석을 맞아 많은 사람이 산소 벌초와 성묘를 위해 산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금 시기는 벌이 왕성한 활동을 하므로 부주의에 의한 벌쏘임 사고와 응급상황 발생의 위험이 크다.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산 주변에 벌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섣불리 제거하거나 벌을 자극하지 말고 119나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또한 야외 활동 시 흰색᛫노란색 등 밝은색 계통의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모자를 착용하는 것도 괜찮다. 벌의 후각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사용을 자제하고, 벌의 공격을 받았을 때는 쫓아내지 말고 머리를 감싼 채 신속히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대피한다. 그리고 휴대가 간편한 분무형 살충제가 옆에 있다면 날아오는 벌을 향해 뿌려도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벌에 쏘였을 때는 바로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이 완화된다. 어지럽거나 두통이 느껴지면 누워서 다리를 들어주는 자세가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이상 반응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에 가거나 119에 신속히 신고한다.

매년 벌쏘임 사고가 한가위 명절 전후로 발생하고 있다. 성묘를 하고 벌초를 하는 정성스러운 마음속에서도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누구나 벌에 쏘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가을을 즐긴다면 가족과 함께 뜻깊은 명절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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