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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시집] 정선우 시인의 첫 시집 ‘모두의 모과들’
정선우 시인

(창원=경남뉴스투데이) 2015년 '시와사람'으로 등단한 정선우 시인의 첫 시집이다.

정선우 시인은 "그럼에도 걷는다"며 "허기와 슬픔이 놀아주었고 바깥 풍경은 아름다웠다. 내일은 내일보다 멀다. 이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그냥 전진한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정선우 시집 '모두의 모과들'

어제의 모과

 

그림자를 물고 날아가 버린 새는

그림자를 통째로 잃고 하루를 잃고

다시 날아오지 않는다

접근금지구역이 된 나무에서

썩은 모과 냄새가 이방인처럼 건너왔다

꽃을 잃고 모과는 더 이상 모과가 아니다

굴러온 모과는 썩으며 흘러내린다

모과를 듣다가 시꺼먼 모과를 만지다가 손등 같은

흙 속에 꾹꾹 파묻은 가을

 

모과는 가벼운 비문으로 시작된다

모과나무 건너 언덕길에 누군가

흔들리는 어깨와 붉어진 눈

저승꽃 같이 까만

블라우스가 휘적휘적, 지나간다

 

시간은 너무 빠르게

어제 읽은 나무의 마지막 물음을 떨어뜨린다

얼룩진 바닥은 나무의 유언장

모두의 모과들 한때의 어제로 적힌다

 

김차동 기자  webmaster@kn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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