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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수직추
양재성 시인

한 가닥 실날같은 위태로움의 끝

매달린 창끝은 지구의 중심을 노린다

고도의 정확성은 절대의 신뢰를 낳고

대지는 수술대의 숫처녀처럼 떤다

혼자서만 어울리는 수직추는 외롭다

도도하게 선 피뢰침은 하늘을 뚫지만

수직추는 아래를 겨누기만 할 뿐

정작 누구를 찌르거나 처받은 적이 없다

나날이 느는 힘뎍운 복부의 중력

차라리 한 치의 못이었더라면

목수의 힘찬 망치질에 꽝꽝 뚫고

박히거나 혹은 머리가 터져

붉게 산화되어 땅으로 돌아가련만

 

오늘도 수직추는 꿈을 꾼다

중력의 지밀이 밝혀지기 전부터

꿈꾸던 대지의 자궁 속에서

마그마로 녹았다가 다시 용솟음쳐

화강암으로 식어가는 바윗돌 같은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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