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화신처럼
핏발 선 사람들을 쫓아 도는 너
결코 그 발에 입맞춤은 하지 밀라
비록 네 목숨이 발밑에 있기로
사람들이란 빛도 양분도 주지 못하고
오로지 물가처럼 치솟는 혈압과
달아오른 겨드랑이를 식히고자
네 가냘픈 목과 허리를 유린하는 무리
슬프게도 너는 글을 아는 노예처럼
뜨거운 분노를 비수처럼 감추고
끊임없이 탈출을 기도하는 바람의 후예
전폭기를 이끌고 포화 속을 날다가
일순간에 부서져 추락하고 싶은
철창 속의 꿈꾸는 날개
절망과 희망의 기막힌 공생
아, 벽 깊이 박힌 끊은 수 없는 사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