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한 모공이 분화구처럼 펼쳐진 평원
박동으로 꿈틀거리는 푸른 강물이 흐르고
하늘에 흰 줄을 긋는 제트기의 흔적처럼
감마나이프가 스친 자리마다
잘려진 파이프라인에서 분출되는 붉은 마그마
망설임과 선택의 갈림길에서
새벽녘의 잔별처럼 희미해지는 단어들
꼬리를 붙잡던 연두부 조직의 보루를 뚫는
굴착기의 소음과 상기된 무영등 불빛
흐르던 붉음이 멈춘 자리의 검은 울음들
높다란 신의 영역을 연결하던 투명의
라인은 걷히고 생명의 길이를 측정하던
스코프의 펄스파도 맥류가 된 지금
안면을 대신하는 조화들의 행렬들
지난 흔적을 지우며 바쁜 손놀림으로
대기자를 불러들이는 천국의 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