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성 시인
양재성 시인

 

간밤에 머리맡에 떠둔 자리끼

투명한 유리잔 벽에 맺혀

진주처럼 혹은 암세포처럼

점점 커져가는 기포들

공간을 감쪽같이 숨겨 온 물과

물속에서 저런 우주를 만드는 기포에의 경외

아, 매일 밤 저 물을 마셔온

내 안에도 이미 자라고 있을

배신의 음모처럼 알 수 없는 두려움

달리 열 받음 없이도

소리 흔적 없이 떠나버릴

결코 붙들어 맬 수 없는 투명의 공간

허망인지 희망인지조차 모를

내 안의 거품, 거품들

저작권자 © 경남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