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성 시인
양재성 시인

양철집 비닐하우스라 깔보고 

막걸리며 맥주를 흔들어대지 마라

허기로 가득 찬 분노가 깨어나리니

향기 나는 위스키며 샴페인도

더는 그들 앞에서 터뜨리지 마라

덧댄 뒤축이 닳도록 빚에 쫓기고

번번이 속고 속아 문드러진 억장이

갈치 내장 젓갈처럼 부글부글 게우다가

뚜껑이 열리는 순간 폭탄처럼 널브러져

격조의 그 식탁이 온통 쑥밭 되리니

그들은 일찍이 그 두려움을 알기에

창살은 더 두껍게

창문은 더 어둡게

뚜껑은 더 죄고 틀어막는 오늘

 

아직도 우울한 거리에는

처절한 하루를 숙성시키지 못한

기한 넘은 막걸리며 김빠진 맥주가

거품처럼 사라져간 효모를 기다리며

내일의 발효를 꿈꾸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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